공연 시작 전 난 리암이 부탁(?)한 대로 그 엿같은 포스터와 티셔츠를 잽싸게 샀지만 물품보관소의 비닐 봉다리는 잽싸게 사지 못해서 그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공연장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. 그 짐은 '강친'이 허락해주기 전까지 절대 펜스 아래에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거의 대기 시간 내내 들고 서있었다.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 공연은 시작되었고 공연장은 순식간에 후덥지근해졌다. 난 거의 맨 앞 자리였다. 팔꿈치와 엉덩이로 서로를 밀어내는 치열한 자리싸움이 끊이지 않았으므로 종종 둘째 줄이 될 때도 있었고 셋째 줄이 될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나의 자리는 리암과 노엘의 투샷이 아름답게 보이는 좋은 자리였다. 겜과 앤디의 투샷은 말할 것도 없고! 두 형제는 확실히 2006년에 왔을 때보다 상냥한 모습이었다. 앵콜을 하기 바로 전 관객들은 계획했던 대로 립포에버를 불러댔고 노엘은 혼자 기타를 들고 나와 '한국 팬들을 위해 특별히' 립포에버를 불러주었다! 그 대신 일본에서 불렀던 왓에버를 뺀 듯...ㅠㅠ 그리고 마지막 아임 월루스를 부를 때 갑자기 리암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석에 다가섰다. 아- 바로 내가 있던 그 자리로! 얄미운 리암, 조금만 더 손을 뻗어줬다면 내가 그 손을 잡을 수 있었을텐데! 그리고 내 바로 옆 여자 관객 누군가에게 그 탬버린을 건넸다. 그 탬버린은 두 여자가 동시에 잡았고 서로 자기에게 준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 했다. ㅋㅋㅋ 자기의 팔을 탬버린에 칭칭 감은 채 양보할 수 없다며 싸우기 시작하는데 볼 만 했다. 결국 그 둘을 달래던 '강친'들이 탬버린을 다시 뺏어갔다. 아까운 탬버린... 탬버린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꼴은 꽤나 꼴불견이었지만 그 여자들의 심정은 이해한다. 아니 이해하는 정도가 아니지. 나였다면 벌써 주먹다짐 했을 듯. ㅎㅎㅎ 암튼 내 팔이 가제트 팔이었다면 밑으로 내려온 리암의 손도 잡고 구렛나루도 쓰다듬고 엉덩이도 툭툭 쳐주고 탬버린도 잽싸게 낚아챘을텐데... 내 팔이 가제트 팔이 아닌 하찮은 인간의, 더구나 짧은 팔인 것이 눈물 날 정도로 속상했다. 결국 난 셋리스트며 피크며 아무 득템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. 좀 슬프다... 아니 하지만 난 슬프지 안타!!! 사실 펜타포트를 비롯하여 뮤즈 공연이며 자미로콰이며 트래비스며, 심지어 2006년 오아시스 공연 때도 난 항상 너무 힘들어서 막판엔 얼른 끝나기만을 기다렸었다. 공연을 보는 내내 이 공연이 끝나지 않았으면..하고 바란 공연은 오늘이 처음이었다. 흑흑흑... 또 올꺼지, 오빠들? 지금 귀에선 계속 이명이 들리고 다리 뿐 아니라 팔이며 어깨며 등짝이며 안 쑤시는 곳이 없다. 이것만 쓰고 뜨거운 물에 얼른 샤워해야지. 난 이제 오늘의 기억을 붙잡고 몇개월살으련다.
고백
하나 하자면 난 얼마 전 부터 몇몇 한국 인디 밴드들에게 빠져서는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장기하와 얼굴들이나 못의 노래를 듣고
있었다. 하지만 다시 내 첫사랑이 되살아나는구나! 역시 오아시스가 진리임. 오늘의 결론. 사,랑,해,요! 오,아,시,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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